“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리더가 아니다. 리더가 다른 사람들의 ‘자신감’을 어떻게 확립해 주느냐가 중요하다. 긍정적 감정을 유발해 사람들을 고무시키고 동기를 자극하는 노력이 리더의 몫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낸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최근 그의 저서 《자신감》에서 ‘자신감을 번식시키는 것’을 리더십의 핵심 역할로 규정했다. 조직원 개개인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동료를 신뢰할 때 최고의 기량이 나온다는 것이다.

최근 개봉한 <쿵푸 팬더>(감독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2008년)는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오락용 애니메이션이면서도 ‘자신감’ ‘신뢰’ ‘긍정적 사고’ 등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매우 교훈적인 영화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국수가게에서 아버지를 도와 일하는 별 볼일 없는 뚱보 팬더 ‘포’가 고된 훈련을 통해 최강의 ‘쿵푸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가업인 국수가게 운영보다 쿵푸에만 관심이 높은 포가 어떻게 최강의 쿵푸 전수자로 탈바꿈해 마을을 악으로부터 구할 수 있었을까. 포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믿음이 개인과 조직을 성장시킨다

마을의 최고 고수이자 원로인 우그웨이 대사부(거북)가 포를 마을을 지켜줄 ‘용의 전사’로 지목하자 다들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본기도 없는 뚱보 팬더가 어떻게 막강한 악의 전사 타이렁을 물리칠 수 있겠는가. 심지어 우그웨이 대사부를 절대적으로 따르면서 제자들을 직접 가르치는 시푸 사부(너구리)조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한다. 이때 우그웨이 대사부는 이렇게 말한다.

“그를 믿어야 해.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만일 그를 믿고 자네가 기꺼이 지도할 의지만 있다면. 자네는 단지 믿어주는 것이 필요해. 나와 약속해주게, 믿겠다고.”

시푸 사부는 결국 포를 믿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훈련을 시킨다. 우선 포의 특징을 찾는다. 장단점을 파악해 훈련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포는 아무리 구박해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선한 마음이 있다는 점을 알아챈다. 그리고 먹는 것에 사족을 못 쓰는 점을 발견, 그에 걸맞은 맞춤형 훈련을 개발한다. 교육이론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 라는 게 있다. 그리스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여인상을 너무 사랑했더니 진짜 생명을 얻게 되더라는 신화에서 나온 말로 사람들은 믿는 만큼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포의 실력은 시푸 사부가 믿어준 만큼 빠르게 성장한다. 뒤뚱거리던 몸은 날렵해지고, 만두를 먹기 위해 젓가락으로 사부와 대결할 만큼 기술도 일취월장한다.

자신감은 성공의 묘약

문제는 포가 아직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실력이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타이렁과 대적하면 100% 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가 사실 기대를 건 것은 ‘용의 두루마리’다. 대대로 최고의 쿵푸 마스터만이 볼 수 있는 무술비법이 적힌 것이다. 악의 상징인 타이렁이 마을을 습격하는 이유도 이 용의 두루마리를 얻기 위해서다. 포는 용의 두루마리를 먼저 펼쳐보면 뭔가 획기적인 비법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두루마리를 펼치는 순간 낙담한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의 얼굴만 비치는 비단 두루마리일 뿐이었다. 포는 “이젠 전부 다 죽게 생겼다. 이거 장난도 아니고 누가 타이렁을 멈추게 할 것이냐”며 피난을 가기로 결정한다.

포는 처음부터 들이닥칠 적과 대적할 생각을 아예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 피난 길에 국수집을 경영하는 아버지가 잘 돌아왔다면서 포에게 깜짝 놀랄 이야길 전한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우리 가문의 국물 제조비법 있지?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의 비밀은 사실 아무것도 없어. 그냥 특별하다고 믿으면 되는 거야.”

이 말을 듣고 놀란 포는 다시 용의 두루마리를 펼친다. 아무 글자도 없는 비단에는 오직 자신의 얼굴만 비친다. 그리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 비법은 자신에 대한 믿음, 즉 자신감이었던 것이다. 포는 곧바로 타이렁과 싸우기 위해 달려간다. 마을을 구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찾은 것이다. 용의 두루마리가 제시하고자 하는 진정한 비법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타이렁과 대비된다. 타이렁은 포와 싸움을 하면서 끝내 용의 두루마리를 빼앗는다. 그러곤 아무것도 써 있지 않은 것을 보고 크게 실망한다. 이때 포는 말한다. “비밀 기술은 없어. 그것은 단지 너 자신일 뿐이야.”

흔히 성공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무엇에 따로 의존하지 않고 오직 자신을 믿고 현실에 충실히 살아간다는 점이다. 이들은 늘 자신감이 넘치고 긍정적이다. 좋은 기분으로 자신감 넘치게 일하니 일의 능률도 높아지고 성취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

반면 열등감, 피해의식 등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일이 잘 될 리 없다.

그래서 목사이자 리더십 전문가인 조엘 오스틴은 그의 책 《긍정의 힘》에서 이렇게 말한다.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 삶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생각을 따라간다고 한다. 기쁨과 평안, 승리, 풍요로움, 복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으면 그런 긍정적인 요소들과 우리 삶은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삶은 우리 생각을 따라간다.”

영화 속 악의 상징인 타이렁은 사실 용의 두루마리만 있으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최강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별다른 비법은 없다는 것을 알자 크게 실망한다. 실망감은 그의 전투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포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용의 두루마리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 한 차원 성장한다. 자신감이 넘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경쟁을 한다면 결과는 안 봐도 뻔할 것이다.

영화 초반부에 우그웨이 대사부는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포에게 이런 가르침을 남긴다.

“너는 어떤 존재가 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신경 쓰고 있단다. 어제는 지나버렸고(history), 내일은 알 수 없지만(mystery), 오늘은 선물(gift)이라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현재(present)라고 부르는 거야.”

자신감을 갖고 현실에 충실하다 보면 자신이 그리는 꿈은 어느새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된다는 교훈이다.

영화는 또 ‘우연은 없다’ ‘불가능은 없다’ ‘좋고 나쁜 것은 각각 처한 상황과 개개인의 마음에 따라 다르다’는 등의 다양한 교훈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낸다.

출처 : http://blog.naver.com/urbestceo/200619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