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의 공전 궤도와 운동에 관한 3가지 법칙을 정리한 케플러는 대칭성에 매료되고 대칭이 주는 완전성을 맹신한 나머지 수많은 오류를 범했던 대표적인 천문학자이다.

망원경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천체에 대한 관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여러 가지 행성들에 대한 자료가 쏟아져 나오자 케플러는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행성의 궤도로 적당한 도형을 찾는데 무려 8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케플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고정관념. 사연은 이렇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행성들은 당연히 원 궤도를 따라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다. 가장 완벽한 대칭성을 가진 원을 따라 행성이 움직이고 그리하여 우주가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화성의 관측 기록을 접한 케플러는 일주일 안에 수수께끼를 풀겠다고 호언 장담했다.

그러나 원 궤도로 계산한 화성의 공전주기와 실제로 관측한 자료와는 몇 분간의 오차가 발생하였고, 이 오차를 무시할 수 없었던 케플러는 결국 8년 간의 고심 끝에 원을 집어던지고 타원을 행성의 궤도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2 .마르셀 뒤샹

1917년 뉴욕. 그랜드 센트럴 갤러리에서 제 1회 앙데팡당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6달러만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이 전시회에 난데없이 남성용 변기하나가 출품되었다.

‘샘’이란 제목을 달고 나온, 작품이라고 보기에 민망한 변기를 본 주최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지없이 ‘샘’은 전시불가였다. 저급하고 불결하다는 이유로 ‘샘’은 주최 측으로부터 전시를 거부당했던 것. 이‘샘’이란 작품은 전시기간 내내 전시장 뒤쪽 칸막이에 처박혀 폐기처분의 운명에 처해 있었다. 일반 남성용소변기를 그대로 갖다놓은 이 작품은 후에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보기 좋게 거절당한 이 작품의 작가는 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미술을 이끈 거장 마르셀 뒤샹. 훗날 불결하고 저급하다는 이유로 천대받은 ‘샘’은 다다, 슈르 레알리즘, 오브제 아트, 팝아트 등 수많은 20세기 전위예술운동을 잉태하게 된다.

무릇 ‘예술이라 함은 고상하고 품위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미술계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버린 마르셀 뒤샹.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들이 예술작품이 되고 있는 만큼 그의 생각이 분명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3. 전유성

처음 개그(gag)란 말을 이 땅에 알린 개그맨 전유성. 소위 잘 나가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기획해 대박을 터트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개그맨에서부터, 연출가, 작가, 여행가, 발명가, 카페주인, 코미디학과 교수까지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전유성. 주위에서 그를 일컬어 ‘걸어다니는 아이디어 뱅크’라 부를 정도로 무엇인가 쌈박한 것이 필요할 때는 어김없이 그를 찾는다.

심지어 그의 농담을 코미디 소재로 쓰면 히트를 친다라는 속설이 생길 정도.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우리의 고정관념과 상식을 여지없이 무너지게 만든다.

일례로 지난 여름 전유성이 기획하고 백재현이 연출한 코미디극 ‘전유성 코미디시장 대개방’이 열흘 동안 무대에 올려졌을 때 입장료는 단돈 100원이었다.

게다가 단체는 10% 할인까지 해줬다. 고정관념과 상식에 물든 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만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목.

이뿐만이 아니다.‘개그콘서트’초창기 그는 2,000명이 넘는 방청객을 앞에 두고 단 두 마디 말로 자신이 맡은 코너를 끝냈다. “목이 쉬어 말이 안 나와요. 아플 때는 짧게 끝내는 것도 개그입니다.” 열 받은 PD가 그에게 다그치자 “개그는 자연스러워야 해요”라는 한마디만 던지고 그는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새로운 사고로 인생을 이끌어 가는 사람은 분명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임을 주목하자.

고정관념은 밑 빠진 독과 같아서 터무니없는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붓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의 미로에 갇혀 해답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바쳤으니 말이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났기에 지금까지의 발전도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결국 위대한 발견의 시작이 된 셈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andyy2000/437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