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에니어그램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1유형인 것이 좋았다.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
나를 너무나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니어그램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것이 집착이고 나를 더욱 나답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취업 전에 또래 친구들과 1년간 해외에서 봉사하는 기간을 가지며 함께 살았는데,
그때 나의 완벽주의로 인해 다른 친구들이 감정적인 상처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완벽에 대한 집착과 분노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뿐더러 주변 사람들까지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정말로 경험했을 때, 에니어그램이 주는 통찰에 대해 더 깊이 공감했었다

이번에 1단계부터 3단계까지 한국형에니어그램 교육과정을 들으면서,
조각조각 귀동냥으로 들어왔던 에니어그램에 대해서 정리되어 알 수 있었고,
다양한 유형의 다른 교육생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각 유형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육을 들으면서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의 과정에 대해 돌아보고 그 때의 동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
부모님의 유형이나 성장환경에서의 나의 태도를 통해 ‘나’란 사람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특히 하위유형은 단어만 들어왔었는데, 검사를 통해 알아볼 수 있어 새로웠고,
좀 더 세심하게 유형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검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그 사람의 유형에 대해서 알게 되는 기회들이 있었고 조심스럽게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이 크게 공감했다.
통합과 분열을 생각하며 상대가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 수 있었고,
통합 방향의 유형을 생각하며 몇 가지의 활동이나 조언을 제안해보기도 했다. 그런 전도 활동(?)으로 에니어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나의 주변 이들도 몇 명이 된다.

누군가를 번호로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에니어그램을 알게 된 가장 큰 기쁨이다.